부모님과 함께한 배낭여행 2편 이탈리아: 고난도 추억이 되는 이탈리아 명소와 바티칸의 기적

 

부모님과 이탈이아 배낭여행 이미지

프랑스를 떠나 이탈리아에 발을 디딘 순간, 저는 또 한 번의 엄청난 추억이 기다리고 있음을 직감했습니다. 이탈리아는 베네치아의 낭만부터 로마의 웅장함, 피렌체의 예술혼, 바티칸의 성스러움, 그리고 토스카나의 평화로움까지, 정말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해준 곳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고생도 많았지만, 그 모든 순간이 지나고 나니 이제는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이 된 이탈리아 여행기를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 캐리어 있는 자의 설움

파리에서의 낭만을 뒤로하고 도착한 곳은 꿈의 도시, 베네치아였습니다. 하지만 베네치아는 저희 가족에게 시작부터 쉽지 않은 미션을 던져주었습니다. 베네치아는 아름다운 수로와 다리로 연결된 도시이지만, 동시에 캐리어를 끌고 다닐 수 없는 길이라는 사실을 간과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배낭 외에 캐리어까지 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 그리고 끝없이 나타나는 다리 위의 계단들은 캐리어를 질질 끌고 가야 하는 저희 가족에게는 그야말로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엄마는 투덜거리셨고, 아빠는 묵묵히 캐리어를 들쳐 메고 계단을 오르내리셨습니다. 그 큰 가방들을 끌고 가느라 정말 고생고생하며 숙소를 찾아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하지만 힘든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숙소에 짐을 풀고 곤돌라를 타며 바라본 베네치아의 모습은 마치 그림엽서 같았습니다. 특히 저녁 무렵, 좁은 수로를 따라 흐르는 곤돌라 위에서 들려오는 뱃사공의 칸초네는 지친 몸을 위로하고, 베네치아만의 낭만에 흠뻑 취하게 했습니다. 좁은 골목을 걷다 우연히 만나는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캐리어 고난을 잊게 할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이곳에서 고생하며 함께 웃고, 함께 감탄했던 시간들이 결국 '가족'이라는 이름의 끈을 더욱 단단하게 묶어주었습니다.


영원의 도시 로마: 웅장함에 압도되다

베네치아의 낭만과 고난을 뒤로하고 향한 곳은 영원의 도시 로마였습니다. 콜로세움, 포로 로마노, 판테온 등 로마 시내 곳곳에 살아 숨 쉬는 고대 로마의 흔적들은 우리 가족 모두를 압도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그 거대한 건축물들이 눈앞에 펼쳐졌을 때, 부모님은 물론 저와 다른 형제들도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특히 콜로세움과 포로 로마노를 걷다 보면, 2천 년 전 검투사들의 함성과 시민들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에 빠졌습니다. 저는 역사적인 사실을 설명해 드렸고, 아빠는 카메라에 웅장한 모습을 담으려 애쓰셨습니다. 엄마는 "어쩜 이런 걸 다 만들었을까" 하시며 연신 감탄사를 쏟아내셨습니다.

트레비 분수에서는 동전을 던지며 가족 모두의 행복을 빌었습니다. 언젠가 다시 로마에 올 수 있기를 바라며 동전을 던지는 부모님의 모습에서, 단순한 관광을 넘어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깊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바티칸에서의 아찔한 경험: 잃어버린 아빠를 찾아서

로마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독립국이자 가톨릭의 총본산인 바티칸 시국 방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저희 가족은 평생 잊지 못할, 아찔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성 베드로 대성당과 바티칸 박물관은 엄청난 규모와 인파로 가득했습니다. 미리 예약을 해두었지만, 워낙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부모님께는 절대 떨어지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지만, 수많은 인파 속에서 아빠가 갑자기 사라져 버리신 것입니다.

처음에는 잠시 화장실에 가셨나 싶어 기다렸지만, 10분, 20분, 30분이 지나도록 아빠는 나타나지 않으셨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고, 우리는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이국땅에서 아빠를 잃어버렸다는 생각에 망연자실했습니다. 당황스럽고 무서웠습니다. 엄마는 초조함에 눈물까지 글썽이셨고, 저와 다른 형제는 사방으로 흩어져 아빠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습니다.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비를 맞으며 바티칸 곳곳을 뛰어다녔습니다. 지나가는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혹시 아빠를 봤는지 묻고, 성당 관계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습니다.

기적처럼, 아빠가 우리를 찾아서 오셨습니다. 다행히 아빠는 멀리 가지 않으셨고, 우리가 마지막으로 헤어진 지점 근처의 벤치에 앉아 우리가 올 것이라고 믿으며 기다리고 계셨던 것입니다. 서로 다른 곳에서 기다리기만 했으면 우리는 영영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과 함께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당황스럽고 무서웠던 기억이었지만, 결국엔 다시 만났고 지금은 그때의 일을 웃으며 추억 이야기로 삼고 있습니다. 그날의 아찔함은 '가족'이라는 존재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 경험이었습니다.


예술의 도시 피렌체: 미켈란젤로의 감동

로마와 바티칸에서의 긴장된 시간을 뒤로하고 향한 곳은 르네상스의 발상지, 피렌체였습니다. 도시 전체가 살아있는 박물관 같았던 피렌체는 저와 부모님 모두에게 예술적인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두오모 성당의 웅장함, 우피치 미술관에서 만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그리고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바라본 피렌체의 붉은 지붕 풍경은 그야말로 압권이었습니다. 특히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다비드상의 복제품을 보며 진품이 얼마나 대단할지 상상했던 순간은 잊을 수 없습니다.

피렌체의 거리에서는 가죽 제품을 파는 상인들이 많았습니다. 가죽 장인의 호객 행위에 이끌려 들어간 가게에서 엄마는 고심 끝에 예쁜 가죽 가방을 하나 사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성당에 들어가 기도를 하고 샀던 묵주가 아직도 있습니다. 그 묵주는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라, 이탈리아에서 느꼈던 다양한 감정들을 상징하는 소중한 기념품이 되었습니다.


토스카나의 평화로움: 엽서 속 풍경

피렌체에서 잠시 벗어나 근교의 토스카나를 방문한 것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평화로운 선택이었습니다. 그림 같은 풍경의 구릉지와 사이사이 심어져 있는 포도밭, 그리고 오래된 키 작은 나무들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냈습니다.

영화 '언더 더 토스카나 선'의 한 장면처럼, 푸른 하늘 아래 펼쳐진 황금빛 들판을 바라보며 부모님과 함께 잠시 쉬어가는 시간은 그야말로 힐링이었습니다. 바쁘게 도시를 다니며 지쳤던 몸과 마음이 토스카나의 자연 속에서 온전히 치유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잠시 여행의 고난을 잊고 평화로운 풍경에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이탈리아 여행을 마치며: 고난마저 추억이 되는 이유

이탈리아는 저희 가족에게 아름다운 명소와 위대한 예술 작품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고난과 그 속에서 피어난 깊은 가족애를 선물한 곳입니다. 베네치아에서 캐리어를 끌며 흘린 땀, 바티칸에서 아빠를 잃어버렸던 그 아찔한 순간, 그리고 다시 만났을 때의 안도감은 단순한 여행기를 넘어 우리의 삶에 깊이 새겨진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여행을 통해 부모님과 함께 웃고, 함께 울고, 함께 고생하며 우리는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젊을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부모님의 강인함과 유머러스함을 발견했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는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만약 부모님과의 배낭여행을 꿈꾸고 계시다면, 이탈리아는 분명 당신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입니다.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닥쳐도, 결국 그 모든 순간들이 빛바랜 사진첩 속에서 가장 빛나는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 주저하지 말고, 지금 바로 떠나세요. 부모님과의 소중한 시간을 통해 평생 간직할 추억을 만들어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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